카라게시판 전광판

글올리기
오늘 일정이 없습니다.
 
작성일 : 13-09-16 11:10
[인증/후기] 서울 팬싸인회 후기 / 설레임, 소중함, 그리고 확인
 글쓴이 : 대져
조회 : 2,934   추천 : 28  
 글주소 : http://karaboard.com/1140257

'처음'이 갖는 임팩트가 있습니다. 
높은 가치가 있는 어떤 것도, 일상이 되거나 익숙해지면 그 느낌의 강도는 줄기 마련이죠. 
하지만 그럴 경우에도, 첫 경험이 주는 기억의 깊이는 남다를 수밖에 없겠지요. 

생애 첫 팬질이 주는 열병熱病.
연인이 아님에도, 깨어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누군가를 의식하며 지낸다는 사실이 주는 놀라움. 
부끄럽지만, 그 누군가를 생각하며 떠오른 느낌을 글로 적어 공감하는 이들과 공유하려는 꾸준한 시도. 
평생 모든 연예인들을, 심지어는 우연히 마주치는 순간조차도 심드렁하게 바라봤었는데, 
팬미팅의 순번에 들기 위해 1초를 다투는 긴장감과 발표까지 안절부절 못하며 보낸 그 기다림... 
그리고 내또래 아저씨들이 여럿 있다는 안도감에도 불구하고, “세상에...내가 걸그룹 팬미팅에 오다니”라는 생소한 느낌. 
간절한 기다림으로, 출근까지 포기하고 봐라봐야 했던... 그리고 참여하지 않았다면 평생을 후회했을거란 생각을 하게 된 사전녹화가 포함된 쇼케이스. 
수백명의 여고생들 틈에 길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기다리는 몇 시간을 당연하다 여기며, 
저들 틈에서 풍선과 응원봉을 열심히 흔들며 목청껏 응원했던 음악방송 참여. 

이 모든 것들이 제게는 전에 상상하지 못했던 놀랍고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첫 경험이었기에, 깊은 흔적이 제 감정과 기억 속에 눌러 새겨졌구요. 
바로 어제, 
위에 언급한 모든 경험의 기억들이 모두 담길만한 멋진 시간을 가졌습니다. 
바로 그토록 아끼는 KARA 다섯명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팬싸인회죠. 

다행히도, 여러 논네들에게 과거 KARA 싸인회 경험들을 들을 수 있어서... 
어떻게 이 소중한 기회를 멋진 기억으로 자리매김 할 것인지를 미리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그 숙고熟考의 결과로 나온 결론은, 제게는 뻔한 것이었습니다. 편지쓰기.
(할 수 있는 다른 것이 있을 리가..... =_=;;)

쉽지는 않더군요. 
다섯 명에게 한꺼번에 글을 쓰는 것도 그랬지만, 정말 어려운 것은 편지지로 옮겨 적는 것이었습니다. 
더구나 싸인회 전날, 내용 옮겨 적기를 시작하려는데 선배에게 불려나가 새벽까지 강제 혈중 알콜주입... 
결국 20장의 편지지에 옮겨 적은 5통의 편지를 완성했을 때에는 일요일 새벽 4시...
덕분에 가고 싶었던 인기가요 사전녹화는 포기한 채 장렬히 전사戰死.

정오쯤 일어나, 주섬주섬 편지와 포스트잇을 챙겨서 ‘카라게시판 대져’라고 쓴 후, 5장의 Full Bloom 앨범을 챙겨서 집을 나섰습니다. 
7시에 시작하는 팬미팅임에도 1시 조금 넘어 집을 나선 이유는,
첫 만남의 설레임을 일찍부터 누리고 싶어서였습니다. 
왜.. 그런거 있잖아요. 여행의 시작은 설레임으로 행선지 계획을 짜는 순간부터라는.
그런 비슷한 심정으로, KARA 아이들 모두와 공간적으로 가장 가까운 첫 만남을 갖는다는 설레임을 마음껏 누리고 싶었습니다. 

함께 당첨된 맨독님과 같이 당첨권 수령 후, 근처에서 가벼운 맥주를 한잔 했습니다. 
운이 좋았는지, 일요일 오후 한가한 신촌의 한 골목...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맥주도 맛난 곳을 발견했거든요.  

개인적으로, 평소 맥주를 한잔 하게 될 때마다 항상 부러웠던 것이 있습니다. 
유럽의 중소도시, 예를들면 Heidelberg나 Salzburg 같은 곳에서 따스하고 환한 햇살 아래 거리에 펼쳐놓은 테이블에 앉아 한가롭게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맥주를 음미하는 것. 
그 때의 맥주는 단순한 맥주가 아니라... 그 거리의 풍경과 여행의 설레임, 그리고 짧은 순간이지만 시간의 향기가 담겨있는 느낌의 목넘김이었습니다.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맛있는 맥주와, 한가로이 거리 풍경을 바라보며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을 만나보지 못했었죠. 어제까지는.

네, 정말 운이 좋았는지... 
KARA와의 첫 만남을 기대하며 두근거리는 햇살 찬란한 오후 시간, 
여행 때처럼 완벽한 거리풍경과 맥주 맛은 아니었지만,
눈이 시리도록 파아란 하늘과 쏟아지는 황금 햇살을 몸으로 느끼며, 
거리풍경에 완전히 오픈된 멋진 테이블에 앉아 크림을 얹은 맥주를 깔끔한 안주와 더불어 음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헤어졌던 연인과의 미팅을 기다리는 듯 행복한 마음으로
멋진 분위기와 풍광風光에 취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시간이 되어 팬싸인회 행사장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몇몇 카덕들이 멤버들과의 만남에서 어떤 말을 할지 고민하는 것을 들으며,
하고 싶은, 전하고 싶은 말들을 모두 편지에 적어놓은 저는, 
그런 고민 없이 그저 마음 편히 있을 수 있었습니다. 
무슨 말을 할꺼냐는 질문에도... “뭐.. 꼭 말을 해야하나요?”라고 여유롭게.. ^^v



그래도 꼭 하고 싶은 것이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평생을 기억으로 간직할 ‘첫 싸인’이자 ‘첫 만남’이기에...
기억에 남을만한 멋진 싸인을 받는 것, 
그리고 첫 만남에서 멤버 모두와 악수를 하는 것.
이를 위해 제한된 시간 뿐인 멤버들 앞에서 해야 할 말은 이미 정해져 버렸습니다. 
“이 곳에, 이렇게 싸인 해주세요” “하고 싶은 말이 많아 편지를 썼습니다” “악수를 청해요” 그리고 “고맙습니다”

KARA 지영 니콜 규리 승연 하라
바로 제 눈앞에 앉아있는 이 작고 아름답고 멋진 숙녀들이,
얼마나 굉장했는지는 글로 표현할 수는 없을 것 같네요. 
분명한 것은, 직접 보지 않은 이가 그 무엇을 상상하던.. 무조건 그 이상이라고 밖에는.
싸인회에서 멤버들 앞에 처음 서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머리가 하얗게 된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날마다 바라보며, 날마다 음성 들으며, 날마다 생각하며... 
그렇게 날마다 제 실존으로서는 함께 했기 때문일까요. 
저는 떨리지도, 당황하지도, 머릿속이 탈색되지도 않고... 너무도 자연스럽게 준비했던 부탁들을 했습니다. 
그 아이들과의 조우遭遇는 제 운명이니까요. 



그렇게 차례대로 맞잡은 5개의 작고 아름다운 손.
아마도, 아니 분명히 저와 악수를 한 멤버들 모두는 그리 생각하지 않겠지만...
사소한 것에 의미부여하기를 좋아하는 저는 이 짧은 터치의 의미를,
제게 운명이 되어버린 다섯 명의 아이들과 드디어 각자에게 부여된 예정대로 시공을 겹쳐 만난 것으로 규정했습니다. 
이 아이들에게는 각자에게 주어진 삶과 운명의 길이 있겠지만,
저 역시 이 작고 가녀린, 그러나 소중한 아이들을 가볍지 않은 운명의 무게로 안았으니까요. 

그토록 가슴 설레며 아끼던 아이들과 눈빛을, 대화를 나누며..
2013년 9월 14일과 15일의 내 마음 전부가 담긴 편지를 전해주고,
저들 삶의 노력과 땀과 눈물이 담겨있는 싸인을, 
제 팬질 중 처음으로 맞은 기념비적인 컴백 국내음반에 차례대로 받았습니다. 
바로 이렇게요. ^^

    
                               


누군가에겐 대수롭지 않은 싸인일 수도 있고,
또 제가 앞으로도 몇 차례 KARA의 싸인을 더 받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첫사랑의 기억처럼... 혹은 첫키스의 추억처럼,
KARA와의 첫 만남과 함께 주고 받은 대화, 손터치, 그리고 편지
그리고 그 이전의 팬미팅서부터 쇼케이스와 음악방송까지,
이 모든 순간이 담겨 있는 KARA 아이들의 싸인은...
제 기억에서, 그리고 제 삶의 의미에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심지어 KARA와의 그 어떤 기억보다도 가장 앞에 자리할 가능성이 큰,
그런 애틋하고 가슴 떨리는 소중함입니다. 

KARA의 팬이어서, 참 다행입니다.
  • 트위터
  • 페이스북




처음  1  2


COMMENT
대져님이 존경스러워요 ㅜ.ㅜ
13-09-16 17:12:15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13-09-16 17:38:59
 
요즘 카라를 직접 볼 기회가 많아서인지, 대져님의 팬심이 더욱 늘어난 건 아닌가 봅니다.
감정 이입도가 장난 아니에요.
이런 팬들이 있으면 카라는 어떤 일에도 맞설 수 있겠죠
13-09-16 19:00:38
 
오 감동의 후기입니다^^
13-09-16 20:43:12
와~ 좋으셨겠어요~~
대져님같은 분이 카라를 좋아하니 든든합니다.
13-09-16 21:50:05
그만큼 KARA를 깊이 생각해, 그래도 눈 앞에서 넋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는 대져님의 담력은 대단합니다!
그래도 그런 대져님도 깜짝 놀라는 행사가 다음 달 있네요.
Karasia 2013!
이것도 처음의 경험? 기대해 주세요!
13-09-16 22:15:43
4장의 편지, 제가 쓰다면 이렇게!
13-09-16 22:28:18
     
What a genius!
13-09-16 23:58:10
     
맞아요 그게 엑기스죠 ^ ^
13-09-17 19:41:01
ㅜㅜ
13-09-17 14:19:44
싸인을 저런 방식으로 받으시다니 이번 앨범으로선 최고의 방법이네요>
보기 좋습니다/
13-09-18 01:10:57
 
ㅠ 대져님은 역시 멋져부러 ㅠㅠ
13-09-18 03:17:40
역시 대져님...싸인을 서명사진에 추가!!
13-09-18 09:31:22
 
축하합니다 ☆
사인회에 참가할 수 있어 좋았네요 (^-^)
행복한 기분이 전해져 왔습니다 ♪
서울은 참가자와 구경들이 많았던 것 같네요!!

일본어번역을 해 주시고, 감사합니다 ☆
13-09-18 17:05:14
우와 정말 장문의 소중한 편지를 적으셨기에 긴말이 필요 없으셨군요

싸인도 저렇게 받으면 멋지구나를 느낄수 있었습니다

좋은 후기 고맙습니다 ^^
13-09-22 21:41:41


처음  1  2


 
 

Total 144,095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힘내라~! 팡팡! 포토북!~이벤트 (頑張れKARAフォトブックイベント) (27) 롹유 10-17 4103 28
[잡담] 카라 멤버들이 더, 더더더 좋은 이유 (88라인 편) (20) karaGM 10-18 1632 28
[인증/후기] 요코하마 갔다 온 후기입니다 (31) 조합과비율그리고타이… 10-11 2827 28
[팬메이드] 첫 글을 부족한 커버로 시작합니다~^^ (숙녀가 못 돼 Piano Cover) (65) 호도과자 09-23 1810 28
[인증/후기] 서울 팬싸인회 후기 / 설레임, 소중함, 그리고 확인 (35) 대져 09-16 2935 28
[팬메이드] 첫 투고입니다 ^^ 승연 씨의 생일에♡ (32) tsuchi 08-26 1662 28
[번역] 130823 "Body+" 스캔과 번역 (35) Kogoro 08-23 2940 28
[잡담] ㅋㅋ 가끔 스트리밍은 자신과의 싸움..ㅋㅋ (16) 롹유 08-22 1413 28
[잡담] 니콜 (46) 알베르토 08-16 1836 28
[번역] [플짤] NTV LIVE MONSTER (자막 O) 130811 (31) 강지영구하라 08-12 2137 28
[인증/후기] Miracle5 1st Korea Tour 2013 "MIRACLEA" Vol.1 : KARA 일본 데뷔 3주년 축하해요! (24) Miracle5 08-12 1982 28
[번역] 편채 (70) arisan 08-10 1830 28
[번역] 일본 카밀들의 트윗. 카라가 처음 히로시마에 온 기쁨 (44) Kogoro 08-05 3334 28
[인증/후기] Kamilia School입학 일기 Vol.2 (38) Miracle5 08-04 3673 28
[인증/후기] TYSL발매 기념 이벤트에 다녀왔습니다 (27) HAMILIA 07-28 1877 28
[잡담] 스물여섯. (24) 그렁 07-25 1432 28
[잡담] 이 사람들 또 살만 해졌구만...ㅉㅉ (38) noONE 07-23 1674 28
[해외영상] KARA - Thank you Summer Love (40) 하로 07-19 3131 28
[직찍] 20130702 Epic Han SeungYeon (35) takayan 07-04 4484 28
[잡담] kogoro님의 요청에 Miracle5님이 답을 보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57) 석이 03-02 2005 28
[팬메이드] 햄귤♥ 팬아트 (17) 햄콜♥ 05-26 1725 28
[사진/캡쳐] 121230 2012년 변치않고 카라를 지지해준 카밀리아에게 카라가 한턱 쏩니다! (41) 석이 12-30 4856 28
[인증/후기] SGC에 다녀 왔습니다(^-^) (23) Shun 06-03 6070 28
[잡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막내 강지영 (44) 봄빛여름 04-22 2380 28
[인증/후기] Bye Bye Happy Days오사카 이벤트의 실록 Vol.5 여신님과의 알현! (62) Miracle5 04-13 1824 28
[잡담] KARA는 나에 있어서, 「봄」 바로 그것 The 6th anniversary of KARA!! (37) YORK 04-01 1244 28
[카라작성글] [트윗배달] 지영트윗 (10:55) 카라게시판 인증~!! (33) 살아있는시체 03-30 2798 28
[정보/자료] CUVILADY 일본경제신문 광고 요금 (22) Kogoro 03-10 2384 28
[가입인사] 初めてご挨拶致します。(처음으로 인사하겠습니다. ) (47) ozma1102 03-06 1614 28
[잡담] KARASIA JAPAN 메이킹을 복습하고 다시 마음에 남은 니콜의 말 (35) Kogoro 02-23 1204 28
[잡담] 서울콘 DVD를 보면서 있었던 에피소드 하나....ㅋㅋㅋㅋㅋ (30) nicorrrrri 02-21 1296 28
[인증/후기] 카라시아 오사카 후기. (43) 이기품 04-29 2421 28
[인증/후기] Miracle5의 도쿄돔 여행기 Vol.10 : Tokyo Dome traveler's diary. (61) Miracle5 02-19 1722 28
[잡담] 도쿄돔에서 각멤버 개성이 나타난 좋은 장면 (19) Kogoro 02-12 2179 28
[번역] SKY PERFECT TV KARASIA 2013 캡처 및 review (36) arisan 02-07 3292 28
<<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




★ 2020년 5월 31일 일요일 20:00 최종변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