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tv.jtbc.joins.com/plan/pr10010488 1. 살아가면서 우리는 관계 속에서 상처를 받는다. 그렇다고 관계를 피할 수도 없는 일.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일이 있다. 타인에게 받은 상처의 기억은 많은데, 내가 타인에게 준 상처의 기억은 없다. 한마디로 ‘상처’의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는다. 어쩌면 의도하지 않은 상처가 더 많아서 생기는 일일테다. 어쩌면 존재 자체가 타인에게 상처가 되는 사람이 있는 것일 테다. 어쩌면 내가 받은 상처의 기억은 자기 스스로 낸 생채기 일수도. 2. 횡단보도 앞에 3인 가족이 신호를 기다린다. 일곱 살짜리 여자 아이를 가운데에 둔 남자와 여자는 하하호호 웃고 있다. 그들을 피하듯이 급하게 헌책방으로 들어가는 누군가. 제 분을 삭히지 못해 어쩔 줄을 모른다. 그 탓일까. 서가 안쪽에서 떠밀린 책 한 권이 떨어진다. 그 책에서 발견된 분홍색 편지 한 장. ‘그래 내 인생을 망가뜨린건 너야. 너였어. 내가 이 모양 이 꼴이 된 게 다 너 때문이었어. 근데 넌 하하호호 웃더라. 행복하니? 행복하겠지. 앞으로도 잘 먹고 잘 살겠지. 하하호호 웃겠지. 너 때문에 망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도 모른 채. X같은 X. X같은 X. X같은.. 메리크리스마스라고? 가만 안 둘거야. 다시는 그렇게 웃지 못하게 만들거야. 웃고 있는 네 입을 찢어 놓을거야. 내가 당한 고통 그대로... 널 죽여버릴거야.’ 편지의 뒷장에는 벨 에포크의 주소가 쓰여 있다. 새로운 하우스메이트가 될 조은이 편지를 가지고 벨 에포크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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