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리스트라는 건 두 가지로 말할 수 있다.
하나는 다방면에 걸쳐 폭넓은 이해와 경험을 가진 인재이고, 다른 하나는 아무런 특기가 없는 평범한 인재.
단어만 풀어서 보면 후자지만, 일반적으로는 전자를 말한다.
그러나 스페셜리스트가 될 수 없는 평범한 인재라도 훌륭한 제너럴리스트로는 성장할 수 있다.
곳곳에 산개된 정보를 통합하고,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으며, 넓은 시각으로 창의적인 발상을 할 수 있는 인재.
여기에는 전문적인 재능 보다도 꾸준한 노력, 보편적인 감성, 폭넓은 경험들이 더 필요하다.
기업에서는 벌써부터 기본적인 자격증이라도 보다 다양한 것을 갖고 있는 사람을 찾고,
그렇게 입사한 사원들을 이 부서 저 부서로 보내가며 기업의 전반적인 업무를 조금씩이나마 익히도록 하고 있다.
제너럴리스트는 이미 오래된 화두가 되어있을 정도다.(사실 너무 오래됐다.;;)
그런데 아이돌 그룹이라 하면, 여전히 보컬 담당이 있고, 댄스 담당이 있는 등 스페셜리스트를 모아 놓은 그룹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방송계 역시 만능 엔터테이너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시대에 이미 접어들었고, 아이돌에게 요구되는 능력 역시
버라이어티부터 순수 음악 방송,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능력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어차피 나이도 어린 아이돌의 전문성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에 필적할 수준이 되기 힘들다.
스페셜리스트라고 해봐야 그 세계 (아이돌 세계)의 스페셜리스트일뿐인 것이다.
아이돌의 가치는 더더욱 제너럴리스트적 면모에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아이돌에 대한 평가 역시 그런 식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하나하나를 얼마나 잘하는지를 꼬집어 보기보다 통합적인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느 정도나 성장할 수 있는지를 봐야하지 않을까?
자, 그럼 이제 카라가 얼마나 시대를 앞서가고 있는 아이돌인지,
어째서 제너럴리스트 시대의 아이돌에 카라가 가장 근접해 있는지를 제너럴리스트의 조건을 통해 하나하나 알아보도록 하자.
그러다보면 카라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아이돌'임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1. 보편성

'서점 숲의 아카리'라고 하는 만화.
날아다니는 꽃잎을 보면 알겠지만 순정 만화다. -_-;;
아카리가 일하는 대형서점에는 뛰어난 외국어 서적 전문가가 있다. 치바씨.
이 전문가는 어떤 사람이 어떤 힌트를 들고 책을 찾으러 오더라도 찾을 수 있게끔 다양한 방식의 인덱스를 꾸미고 있었다.
그런데 서점의 점장은 매상이 오르지 않는 외국어 서적의 책장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한다.
아카리는 외국어 서적 코너의 전문가 대신 점장에 반발하여 매상이 오르면 책장을 그대로 두게 해달라고 한다.
하지만, 외국어 서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아카리는 뭘 해야 매상을 올릴 수 있을 지 자신이 없다.

우연히 점장과 식사를 하게된 아카리는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는다.
"치바 씨 같은 스페셜리스트가 그렇게 애쓰는데도 제자리걸음인데, 제가 무슨 수로 해낼 수 있을까 싶어요."
점장이 대답한다.
"그게 그 친구의 약점일지도 몰라. 네 장점일지도 모르고."
그리고는 어리둥절해하는 아카리에게 다시 한 번 말한다.
"그 친구가 스페셜리스트라면 넌 제너럴리스트가 되면 되잖아."
얼마 후 아카리는 서점의 손님 중 누군가에게서
"영어 공부를 시작했는데,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어디서 찾을 수 있나요?" 라는 질문을 받게 된다.
아카리는 신이나서 외국어 서적 코너를 이야기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에이 그 정도는 아니고..."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외국어 서적 코너는 벽이 너무 높았던 것이다.
원하는 책이 딱히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자신의 수준에서 읽어볼 수 있는 외국어 서적을 찾는 사람에게는 전문적인 인덱스도 소용이 없다.
아카리는 자신 조차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을 깨닫는다.
'그럼 나 같은 사람이 외국어 서적 코너에 쉽게 갈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거기에 착안하여 아카리는 외국어 서적 코너를 난이도 별로 재정리 한다.
그렇게 하니 부끄럽게 직원에게 일일이 책을 물어보지 않아도 슬그머니 가서 찾아볼 수가 있다.
매상은 아주 조금이지만 오르기 시작했다.
'서점숲의 아카리' 중 '위대한 개츠비'편에 나오는 일부의 이야기다.
서점숲의 아카리는 하나하나의 에피소드가 명작의 제목과 내용을 차용하고 있다.
볼만한 책이니 카라는 꼭 봐라. 두 번 봐라. (하지만, 논네들은 순정만화는 패스하도록 하자. 사실 나도 부끄럽다.)
내가 절대로 주인공인 아카리가 10살 이상 나이가 많은 남자를 좋아하기 때문에 보라는 게 아니다.
남자가 10살 이상 차이가 나는데도 아무런 위화감 없게 사랑이 그려지고 있기 때문에 보라는 것이 아니다.
근데 아무튼 25살 여자가 37살 남자를 좋아하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것은 카라도 알아야 한다고 본다.
나랑 니콜이 나이 차이가 딱 그 정도던가?
......
제너럴리스트의 가장 기본적인 속성은 역시나 보편성이다.
경영자라면 보편적인 소비자의 시선에서 자신의 상품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하고, 대중음악인이라면 대중의 귀로 음악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관점.
그러나 이보다도 기본적인 것은 '보편적인 인간의 감성이 공감할 수 있는 무언가'이다.
그런 의미에서 노래 하나 듣고 가자.
브로컬리 너마저 - 보편적인 노래
이 노래가 지금 말하는 '보편성'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고는 말한 적 없다.
카라는 존재 자체가 '보편적'이다.
규리가 아무리 여신 드립을 쳐도 우리는 규리가 보편적인 인간의 감성을 가지고 스스로 매우 부끄러워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규리의 여신 드립에 웃음이 나오는 것이다.
승연이는 설명도 필요없다.
생계형 아이돌이란 단어는 생계를 꾸려가는 이 세계의 보편적인 인간들이 승연의 노력에 공감하기에 만들어진 별명이다.
카라는 한류스타 한류스타...아무리 극진한 대접을 받아도 누구나 좋아하는 값싼 음식을 진심으로 맛있다고 말하는 아이들이다.
됐다. 일일이 쓰기도 귀찮다.
(아래 링크로 대신한다.)
제가 카라를 좋아하는 이유 10,000 가지 중 하나 - 국민여신박규리
무슨 성인(聖人)의 그것처럼 놀라울 정도로 대단한 에피소드들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우리가 자연스럽게 '아! 이 사람 착하구나.' 하고 느낄 수 있는 그런 에피소드들이다.
대단하다! 하고 감탄이 나오는 모습들이 아니라, 가슴 찡~하게 다가오는 그런 모습들이다.
내 친구, 내 가족에게서 느낄 수 있는 그런 눈높이의 배려와 선행들인 것이다.
그러니 쉽게 이해가 된다. 착하다. 성실하다. 라는 것을 보이는 그대로 느낄 수가 있다.
이것을 진실되게 TV너머로 그대로 전할 수 있다는 건 무척이나 귀중한 재능이다.
특별하지 않지만 카라가 연예인이기 때문에 특별한 재능이다.
생각해보라. 온갖 작위적인 상황으로 가득한 TV속 세상에서 무언가를 진실되게 보일 수 있는 재능이란 얼마나 대단한가!

아프냐? 나도 아프다. ㅠㅠ
이 모든 것이 카라가 대중 개개인의 어떤 스펙트럼에도 맞출 수 있는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주파수를 가진 인간이기에 가능한 일들이다.
사실 이 보편성은 대중 예술의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10명의 사람을 200% 공감하도록 하는 노래보다 100명의 사람을 100% 공감하도록 하는 노래가 대중가요로는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무엇보다 대중 예술의 어려운 점이다.
카라는 일견 평범해 보이지만, 이것은 일반적 의미에서의 평범함이 아니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직업군에게 최고의 재능인 보편성에서 비롯된 평범함이다.
이런 평범함을 두고 재능이 없다고, 잘하는 게 없다고 오해하지 말자.
애초에 재능도 없고 특기도 없는 연예인이 6년을 살아남을 수가 있을까?
제너럴리스트 시대의 아이돌로서 카라가 가진 최고의 강점 중의 하나가 바로 이 보편성인 것은 어느 정도 설명을 했으니 다음으로 넘어가야겠다.
2. 유연한 사고
부터는 다음에 하자.
근데 아마도 안 쓸 듯.
솔직히 너무 바쁘고 할 일이 많음 ㅠㅠ
내가 지금 이런 걸 쓰고 있을 때가 아닌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