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반쯤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험한 가리산 유격장에서 무시무시한 유격훈련을 받고...
(당시엔 정말 레인저만 봐도 토나온다...)
슬슬 막바지인 나흘째 되는 날 오후, 조교들과 웃고 떠드는 타임이 됐을 때
장기자랑할 사람이 없냐고 하는 물음에, 후임 중 한 놈이
"저, 여기 카라 춤 출 줄 아는 사람 있습니다" 라는 겁니다. 이런...;
"누굽니까?" 조교들이 두리번거리자 저는 꼼지락거리며 손을 들었습니다.
"...9번 교육생~!"
"9번 교육생 나옵니다."
저는 앞으로 나왔습니다. 대부분이 저를 보고 웃고 있었습니다. -_-;;
조교 "교육생은 카라 좋아합니까?"
무관 "그렇습니다!"
조교 "누굴 제일 좋아합니까?"
무관 "다 좋아합니다!"
조교 "... 교육생 8번 준비."
무관 "...??"
조교 "PT 8번 준비합니다!!"
무관 "유~격!"
조교 "누가 다섯명 다 좋아하라 그랬습니까!" "카라가 밥 먹여줍니까!!" "욕심이 너무 많습니다 교육생!" "구하라는 제껍니다 교육생!"
8번 준비는 장난으로 한 거라서 곧 일어나라고 했습니다. 한 조교가 뒷짐을 지고 어슬렁거리며 말했습니다.
조교 "교육생 그거 아십니까?"
무관 "?"
조교 "사실 제가 한승연 동생입니다."
순간 싸해지는 분위기. 그 곳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좀 당황한 듯했습니다.
이 말이 나온 순간 저는 고도의 침착함으로 '옳지 걸렸구나!'라고 되뇌이며 크게 말했습니다.
"한승연은 외동딸입니다!!"
순간 앞에 있던 우리 중대원들 "오~~" 하며 대단한 환호성과 웃음, 박수가 터졌고
단박에 거짓말이 뽀록나 한낱 교육생에게 무너져 주저않는 조교. ㅋㅋㅋㅋㅋ
"교육생의 팬심 인정해야겠습니다. 대단합니다..."
이게 바로 일반인들은 절대 범접할 수 없는 더쿠의 위력이랄까요. ㅋㅋㅋㅋ